2018년 4월 30일 아파트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11월 21일 이를 인수한 김 씨(가명). 약 2년이 지난 2020년 9월 11일 아파트 취득과정에서 아버지로부터 수취한 일정 금액을 증여자금으로 보고 증여분 증여세를 결정,고시한 과세관청의 판단에 깜짝 놀란 그녀는 해당 금액이 차입금임을 주장하며 다급히 조세심판원을 찾았다.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하기 전 상황을 살펴보면 그녀는 남편이 일하는 얼음판매점이 딸린 소형주택에서 월세로 거주하는 무주택자였다. 친정 부모님은 과수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나 치매 및 고령으로 인해 노동력이 상실되자 농사를 그만뒀고, 3남매 중 맏이인 그녀의 가족과 같이 살기로 합의한 후 새로운 아파트를 취득해 같이 살게 된 것이다.

김 씨는 과세관청은 친정 부모님이 과수원을 처분한 금액 중 아파트 구입대금조로 지급한 금액을 무상으로 증여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과세했으나 2녀 1남인 친정 형제 중 부모님을 봉양할 사람이 없어 우리와 같이 살기로 가족회의에서 결정했다며 취득자금 중 일부를 저리로 빌려주고 그 이자에 상당하는 금액을 부모님 생활비로 충당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금액은 동생들과 같이 무상으로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노인 문제를 과세관청이 직시하지 않고 집도 없는 딸이 남편과 자식들의 동의를 받아 치매 환자인 친정어머니와 고령인 아버님을 모시기로 하면서 아파트 취득금액의 일부로 대여받은 금액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했따.

아울러 원래는 해당 아파트를 아버지 명의로 취득하려고 했으나 남동생이 아버지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문제가 있어 저의 명의로 취득하기로 했고, 이에 취득자금 중 일부를 아버지로부터 차용하고 나머지는 무상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세무조사 당시 과세관청에 당시의 집안 사정과 가족관계의 어려움, 아파트 취득 경위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으나 담당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샘플로 작성한 임대차계약서(도장이나 서명은 없음)를 보여주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과세관청은 해당 임대차계약서의 날짜 등이 제대로 기재되지도 않았으며 부양의무는 어떠한 대가관계에 있는 반대급부나 법적 이행의무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과세관청은 김 씨는 자금출처 조사 기간에 아파트 1/2 면적을 아버지에게 임대한다는 내용의 임대계약서를 제출했으나, 해당 임대차계약서에는 계약 일자가 제대로 기재되지 않았고 해당 임대차계약서의 보증금 잔금일(2018.6.1.)과 입주일(2012.12.이후)이 맞지 않아 보증금액 산정에 대한 타당한 이유도 없어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는 해당 금액이 차입금이고 이자 지급은 청구인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친정 부모님의 생활비로 대체한다는 내용의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제출했으나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는 도덕적, 의례적, 비재산적인 의무일 뿐 그 관계가 어떠한 대가관계에 있는 반대급부 혹은 법적 이행의무를 가지는 부담이라고는 보기 어렵고 직계존비속 간의 금전소비대차는 원칙적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납득할만한 근거가 충분히 제시되어야 할 것인데 청구인이 제출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에는 과세관청에서 차용인(김 씨)의 주민등록번호 오류를 지적하자 수정 제출되는 등 차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상황방법도 아버지 사망 시 전액을 김 씨에게 상속재산으로 한다고 되어 있어 상환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차입금 이자는 부모의 생활비 등으로 지급한다고 되어 있으나 이를 입증할 구체적인 증빙도 제시하지 못했으며 아파트 잔금지급일(2018.6.25.)이후인 11월에도 아버지의 계좌에서 김 씨의 계좌로 일정 금액이 이체되는 점을 고려할 때 김 씨가 증여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조세심판원은 아버지로부터 빌린 돈의 이자를 부모의 생활비로 대체하는 것은 정상적인 금전소비대차계약과는 차이가 있다며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다.

조세심판원은 김 씨는 아파트 취득과정에서 아버지로부터 받은 일정 금액을 차용한 금액이라고 주장하나 심판청구 시 제출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는 당초 이의신청 시 제출한 계약서와 일부 중요 기재사항(주민등록번호)에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계약 내용에서도 대출이자를 부모의 생활비로 대체한다거나 대출기한을 아버지 사망일까지로 하는 등 정상적인 금전소비대차계약과는 차이가 있어 여기에 신방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아버지가 2018.5.25. 과수원을 매각한 이후 김 씨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 동생, 동생의 가족들에게도 돈을 지급했다며 김 씨의 경우 해당 아파트에서 부모님을 봉양한 사실을 고려하면 쟁점 금액을 대여금이 아닌 증여금액으로 보는 것이 경험에 비춰 합리적인 점 등에서 김 씨의 주장은 받으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출처 : 세정일보 2021.8.10.(조심2021인2981)​